남다른 미성에 꽂힌 것을 최종 결과로 끝이 날 줄 알았다. 솔직히 입덕, 혹은 '팬'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행동, 컴백을 챙긴다던지 사진을 수집한다던지 하는 짓을 전혀 하지 않았으니까.

  하여간 정규 1집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가 행사 하나를 하게 되었고, 반주로 쓸 시나위 음악을 좀 골라야겠다 싶어서 - 기존에 갖고 있는 것들은 식상하기도 했고 - 혹시 멜론에 쓸만한거 없나 싶어서 들어갔더니 메인에 뜨더라. 전에 미성에 반한 것도 있고 해서 발라드 혹시 들을 거 없나 싶어서 앨범 듣기를 선택했더니 기대도 안하고 들은 노래들이 뭐 나쁘지 않더라. 아마 빅스 앨범 자체를 통으로 들었던게 아마 이 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뭐 기존에 들었던 노래들도 있었지만 새로 녹음된 것들은 뭐 나름대로 괜찮기도 했고.

  그냥 거기까지인 줄 알았지.

  그런데 왜 하필 그날따라 유투브 추천동영상에 저주인형 무대 영상이 떴는지- 그걸 클릭 안했어야 됐는데 클릭을 했고, 영상을 쭉- 보고나서.


  대박! 하는 소리가 나오더라고.


  상대적으로 나는 소도구를 활용하는 춤에 더 익숙했던 사람이고,(한국무용은 소도구를 들고 하는 경우가 많지.) 때문에 소도구를 활용할 때 그거 제대로 활용하는지 못하는지 되게 따져서 보는 편인데 그 해골마이크를 이리저리 옮겨가면서 여섯 사람이 '저주인형'의 가사를 소화해 내는 그 장면이 굉장히 좋았다. 그러니까 결국 해골마이크에 찔리거나, 혹은 그것을 다루는 사람은 그 자체로 인형사이며 동시에 저주인형이 되는 셈인데 그 해석이 괜찮게 다가왔던 거지.



  그러니까 저때 즈음해서 본 무대였을거라고 그게.

  저 무대를 시청하고 난 후로 무대 영상은 쭉 챙겨봤다. 그리고 이제 뮤비를 봤지. 원래 조성모 4집 이후로 나오는 뮤비는 썩 보기가 싫어져서 + 감정선 하나 제대로 못잡아내는 주제에 뮤비 속에서 연기한다고 얼굴 일그러트리는 꼴 보기가 싫어서 어지간하면 뮤비를 절대 안보는데 - 연기에 대해서 보는 눈이 좀 높은 편 - 이상하게 땡기더라고. 덕분에 그 자리에서 저주인형-하이드-다칠 준비가 돼있어까지 나름대로 '빅스 입덕용' 뮤비들을 다 봤다는 건 여담.


  재미있는건 그 과정에서 진짜 눈에 제대로 들어온건 처음에 꽂힌 레오의 미성이 아니라 엔의 무대 장악력+홍빈의 연기. 홍빈은 좀 어색하긴 했는데 엔은 전체적으로 노래 가사와 스토리를 해석해서 그걸 안무로 표현하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러고 찾아보니까 아니나 달라, 나름 장안에 유명짜한 사람이었던 적이 있더구만. 


  솔직히 한국무용은 몸의 선 보다는 옷의 선, 소도구의 쓰임 등 자잘한 거에 춤 추는 사람의 시선까지 분산되면서 집중하기 어렵다면, 그걸 제외한 대부분의 현대무용이나 발레, 혹은 거기에 기반하고 있는 각종 가요 댄스 들은 동작의 선이나 기세를 온전히 사람의 몸으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고, 그 '선'을 내 눈에 들만큼 내는 사람을 솔직히 나는 쉽게 찾지 못했었다. 거의 4~5년에 한번 꼴로 봤달까? 그나마도 보통 2~3년 하고 나면 선들이 바뀌거나 매너리즘에 빠지는게 보였는데 이 친구는 그냥 보고 또 봐도 춤 추는게 볼매로세?


  그렇게 빅스에 입덕해 춤의 엔과 노래의 레오를 파다가 아예 여섯 사람을 다 파게 되었다 뭐 그러한 이야기.


  그 과정에서 1위하면서 우는 것도 보고, 이번에 기적 활동 때에도 보고, 또 기적 활동기간 동안에 나온 4가지쇼나 이런저런 예능을 보면서 '아 열심히 하는 친구들임엔 분명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응원하게 됐지.


  물론, 26세 남자가 팬사에 공방에 음방에 단콘에 뭐 쇼케이스에 이리저리 쫓아가고 할만한 계재의 것은 아닐거다. 이건 뭐 입덕한 주제에 무게를 잡으려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어디 논문+대학원이랑 병행하기가 쉬워야지(..) 그저 음반이 나오면 구매하고, 스트리밍도 좀 하고, 방송 나오면 응원하고 챙겨보고- 뭐 그런 정도지. 사실 음반 구매 이외에 실질적으로 그들이 느낄 수 있는 응원이 무엇이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나같은 팬도 있다고. ㅇㅇ


  그러니까 이번 신보, 에러(Error), 지난번처럼, 아니 지난번보다도 더 흥해라. 그리고 빅스도 흥하고, 그러면서도 처음의 그 '열심히'하고 '매력적'인 자신의 모습들 자신의 색으로 잘 간직하고 변하지 않길- 초보 남팬의 지루한 글로나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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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蝟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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