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 그 일의 전말을 대충 알게 됐다. 그러니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붕종자의 어그로인듯.(...) 그래서 나도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거다. "망상은 자유지만 현실이랑 구분은 하렴. 이 아이들아."
2. 속칭 '홈마'들에게 나는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공방도 못뛰고, 행사도 못간다. 내 일이 바쁜 것도 있고 - 대학원 준비하는 학부생 나부랭이 - 뭔가 내가 무대에 서는 사람도 아닌데 "남자도 팬인가봐."하는 식으로 시선이 집중되는 걸 그렇게 즐기지 않기 때문이다.('좋다'보다는 '특이하다'는 말이 먼저 나올 것이라서 즐기지 않고, 설령 '좋다'는 식의 반응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뭔가 그렇게 집중되는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참 전에 그만두긴 했지만 가뭄에 콩 나듯 서는 무대, 혹은 연단에서 받는 시선 집중이라면 모를까 그외의 것은 좀 그렇다. 소심해서 그래. 소심해서.) 그러다보니 간간히 홈마들이 올려주는 빅스의 무대 사진, 영상들이 가뭄의 단비 같다. '좋은 무대는 많이 볼 수록 만족스럽다.'는 내 지론에 따라서 그걸 볼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통로가 되니까.
3. 이번 일이 홈마들끼리 - 혹은 문제적 홈마를 중심으로 한 여타 팬들 전체 - 의 일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 맥이 탁 풀렸다. 대충 트윗들을 분석해보니까 문제적 홈마 한 사람이 제가 팬질하다가 겪고 있는 고충 - 대충 찾아보니 고충이라고 할만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을 엔에게 털어놨는데 엔이 그 홈마에게 해준 말이 뭔가 문제가 된 모양이다.
4. 일단 원인은 100% 그 문제적 홈마라고 본다. 자기 팬질하면서 생긴 개인사를 왜 팬질 대상에게 말을 하는거지? 대충 윤곽은 '오빠 쟤가 나 괴롭혀요.' 식의 심리라는 건데 아니 그 '오빠'가 진짜 가족이야? 아니면 애인? 제가 좋아하는 오빠가 기본적으로 '무대 위에 서는 사람.'이라는 걸 잊고 왜 자기를 챙겨주고 지켜주길 바라는 건지 나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반대가 되어야지. 스타를 지켜주는게 팬이어야지. 스타가 과거의 일 때문에 재주를 썩히게 되면 그걸 다시 수면 위로 올려주는 것이 팬의 역할이며, 스타가 의기소침해 있을 때 그 의기를 살려주는게 팬의 역할 아닌가?
5. 혹자는 말한다. '아이돌'(Idol)이란 그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 처럼 근본적으로 일반적인 팬질과 다른, '망상의 대상'으로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틀린 지적은 아니다. 그 아이돌이 '내 남친'같고 '내 여친'같고- 그래서 그들과 더 함께하고 싶고. 그래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망상과 현실의 구분이겠지. '팬싸'던 '공방'이던, 더 나아가 '공연'이던 그 가수에게 내가 갖는 감정과는 별개로 그 자리는 나 외에 다른 사람의 우상이기도 한 그 팬질의 대상이랑 보는 자리라고. '나만 보는 자리.'가 아니란 말이다. 물론 '나만 보는 자리'라고 쓸데 없는 얘기 하는게 옳다는 것은 아니다.
6. 웃기는건 그 이후 다른 팬들의 대응-인건데. 문제적 홈마는 요즘 속된말로 '망붕종자'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왜 그 망붕종자가 하는 짓을 그대로 하냐고. 꼭 보다보면 나이드립 치면서 팬질 대상한테 '훈계질'하는 것들이 있거든. 이를테면 '내가 아이돌 팬질 하다 늙은 빠순이'라는 식으로 서두를 여는 그런 식인데 그게 뭐 벼슬인가요? 어쨌든 여기서 본론은 그게 아니고, 홈마야 망붕 종자라지만 왜 홈마랑 지들끼리 까던 문제를 홈마가 확대 시켰다고 가수가 보는 앞에서 티나게 싸우냐고.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는 것도 아니고, 내가 여기서 등을 비벼야 할지 발가락을 비벼야 할지 구분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나이들 자셨다면서 왜 똑같은 짓을 하고 그래? 어? 1
7. 솔직히 엔의 대응에 썩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요는 '잘못한 걸 지적 안하고 쉴드를 쳐줬다.'는 것이 엔의 '책임'이라는 식인 것 같은데, 글쎄요. 팬싸에서 징징대는 애 먼저 봤는데 일단 달래는게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 나 같이 속이 한 100만번쯤 꼬인 놈이야 이죽거리면서 한소리 했겠지만 그렇게 백만번 쯤 꼬인 인간이 많지는 않지.
8. 솔직히 대체 이게 무슨 사건인가 싶어서 찾다찾다 내가 디씨까지 다시 들어갈 줄은 몰랐다. 원래 나야 디씨 역갤에서 활동하던 역덕(...어쩌다보니 지금은 그걸로 벌어먹고 사는)이기는 했지만 요사이 디씨의 병X력은 참 대단하더만. 디씨란 역시 불쏘시개들이 제법 많이 서식하고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9. 라비가 공카에 글 남긴거 자체가 굉장히 오래간 만이라고는 하는데 그 오래간만에 남기는 글이 저런 글이라니 퍽 짜증이 날법도 하겠다. 오늘도 무대 있을텐데 모두들 화이팅. 역시 빅스는 무대 위에서가 진리.(기승전빅스찬양...?)
※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할 자가 있다. 사는데 어찌 상처 받지 않을 수 있으랴마는 여전히 그대들을 믿고, 순수하게 응원할 줄 아는 이들이 있으니 부디 슬퍼하지 말기를.
P.S. 사진 출처는 사진 아래에 있습니다.
- 블로그 보면 알겠지만 나도 애들 깔 때는 깐다. 그러니까 '비판'이 나쁜게 아니라는 소리다. 그건 훈게질이 아니다. '훈계'다. '너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 식의 헛소리가 훈계'질'이지. 저는 얼마나 인생을 잘 살았길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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